안녕하십니까? 요즘 포스팅에 불붙은 KJ입니다.
학창 시절에 석기 시대 (Stone Age), 청동기 시대 (Bronze Age), 철기 시대 (Iron Age)라는 시대 구분을 공부했었는데요,
먼 훗날 우리의 후손은 현대 시대를 뭐라고 칭할까요? 아마도 청동기 시대와 철기 시대를 포괄하여 금속기 시대 (Metal Age) 말기라고 칭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선박, 자동차, 항공기, 기계 생활용품 등에서 철을 포함한 금속은 인간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물질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큰 변화가 일고 있으니, 그 중심에 탄소 (Carbon) 소재가 있습니다.
1. 탄소 – 흔하면서 귀한
탄소는 우주 공간에서 수소, 헬륨 다음으로 가장 흔한 물질입니다. 왜냐하면 태양과 같은 주계열성은 수소와 헬륨을 소비하고 나면 탄소별로 생애를 마치게 됩니다.
철(Iron, Fe)보다 원자량이 무거운 원소(금, 은, 우라늄 등)는 초신성 폭발로만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 그 양이 극히 희박합니다.
탄소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심지어 우리 몸속에도 엄청나게 많은 양이 존재해 있으면서도 가장 값비싼 존재이기도 합니다.
실례로, 다이아몬드는 흔하디 흔한 탄소의 결정체이지만 가장 값비싼 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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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심의 재료인 흑연(좌)와 최고의 보석인 다이아몬드(우). 둘 다 순수한 탄소 물질이다. 프로포즈할 때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흑연 반지를 줘도 그게 그거에요.
2. 탄소 – 종잡을 수 없는
인간은 무언가를 명확하게 규정하길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금 (Gold)은 “빛나는 노란색의 무른 금속으로 연성과 가단성이 있는 전이 금속“ (위키백과 인용)이라고 명확하게 규정짓죠.
하지만 탄소는 무언가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성질을 지닙니다.
무르고 단단한 정도에서는 가장 무른 흑연에서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까지,
전기 전도성면에서는 완전 절연체에 가까운 무색 다이아몬드에서 완전 초전도체에 가까운 블루 다이아몬드, 반도체 성질이 있는 탄소 나노 튜브까지,
열 전도성면에서는 보온력이 좋은 합성 수지(대부분 탄화수소 화합물)에서 최고의 열 전도율을 보이는 다이아몬드까지 그 성질이 너무나 다양해서 한가지로 규정하기 곤란합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탄소의 특성 때문에 제대로 컨트롤할 수만 있다면 탄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재료가 됩니다.
다음은, 열 전도율이 극도로 높아 손의 열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다이아몬드의 특성을 이용해, 다이아몬드 칼날을 손에 쥐고 얼음을 무 자르듯 자르는 영상입니다.
다이아몬드로 얼음 자르기 (YouTube) – http://www.youtube.com/watch?v=ZdGMI1jyghk
3. 신소재 1 – 탄소 섬유
탄소 섬유는 탄소가 주 성분인 0.005mm ~ 0.01mm의 아주 가느다란 섬유 소재입니다. 탄소 원자가 섬유 방향으로 벌집 모양의 구조를 이루고 있어 매우 강한 물리적 성질을 지닙니다.
특히 잡아당기거나 구부릴 때 강점이 있어 탄소 섬유 직조물은 잡아 당기거나 구부려서는 거의 파괴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탄소 신소재 중 가장 널리 상용화되어 있으며 금속보다 훨씬 가볍고, 질기며, 유연하고 열팽창율이 무척 낮기 때문에 경량화가 중요한 분야 (자동차, 항공기, 우주공학, 레저 스포츠 등) 및 낮은 열팽창율이 중요한 분야 (군사, 우주공학 등)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단점은 비싼 가격이지만 점차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가격도 점차 낮아지고 있고요, 경량화가 중요한 모바일 기기에 사용될 경우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바디 섀시에 탄소 섬유를 사용한 노트북 2종입니다.

바디에 탄소 섬유를 사용한 Sony VAIO-Z 시리즈. i7-3612QM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 8GB 램, 13.1인치 1920*1080 디스플레이, 256GB SSD를 탑재하고도 1.175kg이라는 엽기적인 중량을 자랑한다. 단점은 3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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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에 탄소 섬유를 사용한 GIGABYTE X11 울트라북. i7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에 128GB SSD를 탑재하고도 11.76인치에 975g.
아직까지 알루미늄을 사용한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대부분인데,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 탄소 섬유가 채택되면 노트북 덕분에 출퇴근 길에 겸사겸사 웨이트트레이닝하시던 분들은 따로 운동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게 됩니다.
4. 신소재 2 – 탄소 나노 튜브
탄소 나노 튜브는 벌집 모양의 탄소 그물을 튜브 형태로 돌돌 만 형태입니다.
탄소 나노 튜브의 모형
탄소 나노 튜브는 벽이 원자 1개의 두께이기 때문에 매우 가늘게 만들 수 있고, 원의 둘레에 탄소 원자 벌집 구조 몇 개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굵기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튜브관 방향으로 전기가 통할 수 있는데, 전류의 세기가 클수록 수축하며 저항이 증가하는 반도체적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굵기의 탄소 나노 튜브를 응용하여 현재 대부분 규소 (실리콘, Silicon)로 만드는 트랜지스터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규소보다 탄소가 훨씬 원자량이 작은 만큼, 반도체 칩을 경량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고, 반도체 칩이 경량화되면 각종 기기도 덩달아 가벼워집니다.
단점은 아직 길게 뽑아낼 수가 없어 대량생산, 상용화되지 못했다는 점인데요, 우리가 너무 늙기 전까지 많은 분야에서 값싸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신소재 3 – 그래핀 (graphene)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나오는 사자 몸통에 독수리 얼굴을 한 그리핀이 아닙니다. 그래핀입니다.
그래핀은 벌집 구조의 탄소가 원자 1개 두께의 얇은 막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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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의 개념도. 비비탄 모양의 공 하나가 탄소 원자 1개이다.
막연히 개념으로만 존재했던 그래핀을 2010년에 맨체스터 대학교의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레프 교수가 투명 테이프 (일명 스카치 테잎)로 흑연을 묻혀 떼어내 비벼서 (박리법) 그래핀을 만들어내고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역시, 위대한 발명과 발견은 사소한 것에서 나오나 봅니다.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기 전도성이 좋고, 다이아몬드와 같이 강철보다 300배 이상 단단합니다.
그리고 잘 휘기도 하며, 원자 1개 두께로 워낙 얇다 보니 빛투과율도 엄청나게 좋습니다(즉 매우 투명함).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그래핀을 사용하면 더욱 반응이 빠르고 효율 높은 정전식 터치 인터페이스(전기 전도성이 좋으므로), 스크래치가 거의 없는 고릴라 조상급 글래스(강도와 경도가 다이아몬드 수준이므로),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잘 휘므로), 색 왜곡이나 휘도 감소가 없는 산뜻한 디스플레이(매우 투명하므로)를 구현할 수 있는 꿈의 소재입니다.
휘는 디스플레이 – Flexible Display. 태블릿을 반지갑에 넣어 지폐와 함께 접어서 다닐 날이 올지도…
또한 전기 전도성이 좋고 가볍고 얇기 때문에 충분히 각종 기판의 회로에도 쓰일 수 있으며, 회로가 구리 (Copper)에서 그래핀으로 대체된다면 역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기는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래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2010년에나 창안되었을 정도이니 당연히 대량생산은 아직 너무 시기 상조죠. 탄소 나노 튜브에 비해서는 간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조만간 대량으로 생산되고 여러 분야에서 널리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그래핀 대량생산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고 합니다.
흥미롭게 읽으셨나요? 위에 나온 소재는 꿈이 아니고 이제 현실이 되어 가는 실제 기술들입니다.
물론, 저도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정보라서 이 분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탄소 섬유 바디에, 탄소 나노 튜브 칩이 내장되어 있고, 회로와 디스플레이에 그래핀이 사용된 기기가 보편화되는 시대를 상상하니 너무나 즐거워 집니다. 얼마나 가볍고 시원하고 멋진 모양의 기기가 나올지 공상을 해봅니다.
이 공상이 몇 년 후에, 몇십 년 후에 실제 현실화될 겁니다.
전 항상 지금보다 더 멋진 미래를 꿈꿉니다. 더 멋진 미래에서 다들 뵈어요!
Posted By Kyoung-Jun Min

